[서울=윤영민선임기자] 서민들의 든든한 한끼로 외식의 기준이 되었던 '가성비 최고의 음식'으로 불리던 짜장면이 더 이상 서민의 음식이라 부르기 힘든 지경에 이르렀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4,500원이던 짜장면 한 그릇 가격이 지난해 서울 평균 가격 7,423원까지 치솟으며, 65%의 폭등세를 기록했습니다. 이는 주요 외식 메뉴 중 가장 가파른 상승률로, "이제 짜장면도 사치다"는 소비자들의 한탄이 나올 정도입니다.
1일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서울 지역 7개 외식 메뉴의 평균 가격은 2014년 대비 40.2% 상승했습니다. 이 중 짜장면은 2019년 5,000원대를 넘어선 이후 불과 4년 만에 7,000원대를 돌파했으며, 현재의 상승 추세로 미뤄볼 때 내년에는 8,000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큽니다.
짜장면 가격이 급등한 가장 큰 원인으로는 원자재 가격 상승이 지목됩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파(110%), 오이(100%), 호박(70%), 양파(60%) 등 주요 농산물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가공식품 원재료인 소금(80%), 설탕과 식용유(50%), 간장(40%), 밀가루(30%) 역시 줄줄이 가격이 오르며, 짜장면의 주재료인 돼지고기 가격도 40% 상승해 음식점 업주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또한 최저임금 인상과 배달 플랫폼 수수료 등의 인건비 상승 역시 외식업계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한 중식당 사장은 "재료비뿐 아니라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까지 겹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며, "가격을 올리면 손님이 줄고, 안 올리면 수익이 줄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외식비 상승은 제주도에서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2014년 4,250원이던 제주 지역 짜장면 가격은 2024년 7,375원으로 74%나 상승했습니다. 이는 서울보다 높은 상승률로, 칼국수(9,875원)는 전국 최고가를 기록했고, 김치찌개백반(9,625원) 역시 전국에서 두 번째로 비싸졌습니다. 특히 삼겹살(200g 기준 1만 7,500원)은 '금겹살'이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로 가격 부담이 큽니다.
여기에 개인 서비스 요금과 공공요금 부담까지 더해져 제주도민들의 생활비 부담은 이중고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세탁비(1만 2,500원), 하수요금(1만 8,500원), 도시가스 요금(1만 원 이상)까지 전국 최고 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외식 물가 상승이 단순한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원자재값과 인건비 상승이 지속되는 한 가격 안정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정부 차원의 농산물 가격 안정 대책과 소상공인 지원 정책이 절실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외식업계가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소비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지속 가능한 해법 마련이 필요하다고 거듭 촉구하고 있습니다.
윤영민 선임기자·부장 / 정치사회부 / e문화뉴스 news@emunwha.com